봄
淡湖
솜 털같이 보드라운 바람이
살며시 가슴을 어루만지며 스쳐간다
새 싹들은 얼굴을 삐죽이 내밀며
자기를 선보이는 철이 되었다고
누가 먼저랄 것 없이
앞 다투어 세상구경 나오는구나
어쪄면 이 춘의 계절을
잊지도 않고 거짖말 쟁이가 아니야 하며
약속을 잘 지키는 애인같은 계절
추운 겨울이 되면 몸을
숨겼다가 봄이되면 나오는 너희는
다음 봄에 다시 나와줄까 마음걱정을 했어도
잠시 잊고 지내는 사이 뚜벅뚜벅 발자국소리
어느새 무거운 흙을 머리에
한 가득 이고 힘겨운 몸부림을 친다
-詩/촬영/모델/소설가이진영-